
“더 이상 김 과장과는 일 같이 못 하겠습니다!” 어느 날 우리 부서 이 과장이 폭탄 선언을 했다. 같은 부서 김 과장과 너무 안 맞아 도저히 일을 같이 할 수 없으니 부서를 바꿔 달란다. 둘 다 부서에 꼭 필요한 인재라 고민하던 부장님, 뜻밖의 해결책을 내놨다. “우리 MBTI 검사 받아보자!”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중심으로 MBTI 검사가 인기를 끌면서 직장에서도 이를 활용하는 곳이 늘고 있다. MBTI는 ‘마이어스 브릭스 유형 지표(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약자로, 개발자인 모녀의 성에서 따왔다. 마이어스와 브릭스 모녀는 분석심리학의 개척자인 칼 융의 심리유형론을 보다 쉽게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16가지 성격 유형을 고안했다.
MBTI는 개인의 타고난 심리 경향을 4가지 양극 지표에 따라 분류한다. 에너지의 방향에 따라 외향형(E)과 내향형(I), 인식 유형에 따라 감각형(S)과 직관형(N), 판단 기능에 따라 사고형(T)과 감정형(F), 생활 양식에 따라 판단형(J)과 인식형(P)으로 나눈다. 이 4가지 분류를 조합하면 총 16가지 성격 유형이 나온다. 예를 들어 INFJ라면 ‘내향형+직관형+감정형+판단형’이 된다.
최근 국내 기업에서도 신입 사원 연수나 직원 워크숍 등에서 MBTI 검사를 실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에선 포천지 선정 100대 기업의 80% 이상이 조직 관리에 MBTI를 활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어떻게 하면 MBTI를 활용해 팀워크를 효과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까.
◇데이터 정리는 S형, 큰 그림은 N형
전문가들은 직접적인 인사 배치의 도구로 MBTI를 활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예컨대 외향형인 사람은 영업직, 내향형인 사람은 행정직으로 배치하는 방식이다. 유경철 소통과공감 대표는 “MBTI를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특정 유형이 한 집단에 몰릴 수 있다”며 “유사한 유형끼리 묶어 놓으면 상호 보완이 안 돼 시너지 효과가 떨어진다”고 했다.
대신 일단 팀을 구성하고 나면, 팀의 업무 역량을 높이는 데 MBTI를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감각형(S)인 사람은 실제 경험을 중시하고, ‘숲‘보다는 ‘나무’를 보려는 경향이 있다. 반면 직관형(N)인 사람은 미래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숲‘을 보려 한다. 또 사고형(T)인 사람은 분석적이고 규범을 중시하는 반면, 감정형(F)인 사람은 관계와 자신에게 주는 의미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향성을 토대로 특정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어떤 일을 할지, 그 분배를 최적화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일은 S형인 직원에게 맡기고, N형인 직원이 그 데이터를 조합해 아이디어를 확장하고 청사진을 그려내도록 하는 게 좋다. T형 직원은 다시 이 청사진이 객관적으로 타당한지 검증하고, F형인 직원이 원활한 대인관계를 바탕으로 각 업무에 잘 맞는 사람을 묶어낼 수 있다.
◇회의에서 늘 침묵하는 I형, 동의한 게 아니다?
MBTI는 팀원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박 팀장은 프로젝트 마감일이 다가오는데 아무런 보고가 없는 최 대리가 못마땅해 다그친다. 최 대리는 마감일을 지킬 자신이 있는데 자꾸 중간 보고를 하라는 박 팀장이 이해가 안 된다.
이때 박 팀장과 최 대리의 생활양식 지표는 판단형(J)과 인식형(P)으로 나뉠 가능성이 크다. J형은 모든 일을 마감일에 맞춰 시작부터 끝까지 계획적으로 접근하려 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P형은 계획보다 과정을 중시하며, 상황이나 대안 가능성을 충분히 탐색하려고 하기 때문에 최후의 순간까지 미루는 경우가 많다. MBTI 결과를 바탕으로 두 사람이 함께 ‘단기 마감일’을 설정하고, 그 전에는 어떤 강요도 하지 않기로 합의를 하면 갈등 상황을 줄일 수 있다.
또 다른 사례 하나. 정 부장은 회의에서 늘 침묵하는 강 과장이 자신의 의견을 잘 따른다고 생각한다. 강 과장은 자기 의견을 존중해주지 않고 멋대로 결정하는 정 부장에게 불만이 쌓인다. 정 부장은 말을 하면서 생각을 촉진하는 외향형(E)인 반면, 강 과장은 말하기 전 생각할 시간을 갖는 걸 선호하는 내향형(I)이기 때문이다. E형은 침묵을 ‘동의’나 ‘관심 없음’으로 받아들이지만, I형에겐 그들이 생각하는 것을 드러낼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뜻이다. 두 사람이 생각하는 ‘침묵’이 다르다는 걸 이해하면 정 부장은 강 과장에게 충분한 시간을 줄 수 있고, 강 과장은 언제까지 자신의 의견을 내놓겠다고 알려 보다 나은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다.
◇‘맹신‘은 금물…인터넷 무료 검사는 믿지 마세요!
MBTI는 혈액형이나 별자리 등보다는 과학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지나치게 의존하면 팀원에 대한 선입견을 갖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 김재현 한국MBTI연구소 연구부장은 “MBTI에 너무 몰입하면 사람을 획일화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했다.
또 MBTI를 정확하게 판단하려면 전문가를 통해 정식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인터넷에 흔히 돌아다니는 무료 성격 유형 검사는 대부분 가짜다. 정식 검사는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반드시 고르게 돼 있다. 인터넷에 흔히 돌아다니듯이, 7가지 척도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되어 있다면 정확한 검사가 아닐 수 있다. 김 연구부장은 “전문가의 해석까지 거쳐야 의미 있는 MBTI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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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07, 2020 at 08:08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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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t] 툭하면 싸우는 김과장·이과장, 보다못한 부장 “MBTI로 팀을 다시 짜?”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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